[오마이뉴스 한림랩 뉴스룸] 토목 산업 설계 분야도 인력난... 젊은층 유입 줄어
  • 등록일 : 2025.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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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목 산업 설계 분야도 인력난... 젊은층 유입 줄어

20대 기사 86→45%로 대폭 감소, 50대 기사는 2004년 0→18%로


국가 기간산업으로 꼽히는 토목 분야가 건설 현장의 기술 인력뿐 아니라 토목 설계 분야 또한 인력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7월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간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건설공사 또는 건설엔지니어링에 관한 자격을 가진 '건설기술인'의 평균 연령은 지난 20년간 지속적으로 상승중이다. 지난 2004년 37.5세였는데 지난해엔 51.4세로 13.9세나 증가했다.


또, 20~30대 인력 비중은 동기간 64.0%에서 15.7%로 급격히 감소했다. 젊은 인력의 신규 유입이 급격히 줄고 기존 경력자들로 토목 산업이 돌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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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기술인 연령별 현황20~30대 인력은 거의 사라지고 있는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젊은 토목 인력 감소는 연령별 기사 취득시기 통계에서도 감지된다. 관련 분야 기사 자격 취득자 가운데 20대는 여전히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나, 비율은 점점 감소해 2004년 86%에서 2023년 45%로 대폭 줄었다. 이와 반대로 50대는 2004년 0%였던 반면 지난 2023년 18%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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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자격 연령별 취득 추이20대는 여전히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으나 전체 비율은 줄었다. ⓒ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젊은 인력의 감소세로 시달리는 토목 산업이지만 설계·엔지니어링 분야의 고용 규모는 2014년 약 23만 명에서 지난해 34만 명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긴 하다. 그러나 고용 규모가 증가함에 따라 인력 부족 현상은 더욱 심해져 2014년 부족 인원은 4911명이었으나 지난해 53% 늘어난 7507명이나 부족 현상을 보였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건설 현장의 이같은 청년인력 부족 현상이 오래 전부터 심화돼 온 것이지만 최근에는 현장의 인력뿐만 아니라 설계·엔지니어링 분야에서도 청년 부족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홍아무개(26)씨는 지방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한 뒤 현재 취업을 위해 토목 기사 시험 준비를 하고 있으나 여전히 불안한 심정이다. 홍씨는 "최근 토목 산업계엔 사람이 없어서 기사 자격만 보유하고 4년제 대학만 나오면 중소기업 취업은 금방 가능하다고 들었다"면서도 "탈토목이라는 말이 있듯이 중소 기업은 '워라밸'이 사실상 없는 수준이라고 들어 걱정"이라고 심정을 털어놓았다.


또 홍씨는 "대기업 같은 곳은 돈도 많이 주고 워라밸이 상대적으로 안정돼 있지만 경력직만 뽑는 추세고, 중소 엔지니어링 업체부터 시작해야 하지만 하는 일에 비해 돈이 적어 결국 버티지 못하고 이직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아무개(54) 토목설계사는 "모집 공고를 올려도 지원자가 거의 없어 과거 동료들을 한 번씩 데리고 일을 하는 편"이라며 "대부분 마흔을 넘긴 사람들만 있다"고 전했다.


토목 설계사 인력난의 원인에 대해 그는 "근무 환경"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신 설계사는 "대기업이 아닌 이상 대부분 열악한 환경에서 일을 하며, 하는 일이 많은 것에 비해 연봉이 적고, 빠듯한 마감에 쫓겨야 하는 것을 심리적으로 매우 힘들어 한다"면서 "끊임없이 공무원들을 상대해야 하고 새로운 기준과 규정이 계속 나오고 강화되기 때문에 설계가 또 복잡해져 젊은 친구들이 경험도 없는데 너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고 전했다. 이런 점들 때문에 대부분의 인력이 대기업만 선호하게 되지만 정작 대기업도 산업 위축으로 신입을 잘 뽑지 않아 유출이 가속화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신씨는 이를 타개하기 위한 대안으로 '설계 용역 비용'의 책정을 들었다. "발주처에서 발주를 할 때 용역비가 제대로 책정이 돼야 하는데 돈이 자꾸 깎인 채로 계약이 되고, 그러면 결국 직원들이 월급을 조금밖에 못 가져간다"는 것이다.


안정되지 못한 워라밸과 낮은 연봉, 심리적 압박 등을 원인으로 말한 홍씨와 신 설계사의 말처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보고서 또한 설계 분야의 기술인력 이탈률의 원인을 철야 작업, 저임금, 복리후생 미흡 등으로 꼽고 있다.


보고서는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한 장기 전략으로 청년·여성·고령자·외국인 등 다양한 인력의 유입 확대, 기술을 통한 노동 대체와 보완, 교육·훈련을 통한 생산성 향상을 제시했다. 또, 이러한 전략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민관 협력과 산학 연계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재화 대학생기자


덧붙이는 글 | 신재화 대학생기자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 대학생기자가 취재한 것으로, 스쿨 뉴스플랫폼 한림미디어랩 The H에도 게재됩니다. (www.hallymmedia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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